詩 2012

고향의 소리/배 중진

배중진 2012. 12. 9. 07:03

고향의 소리/배 중진

 

새근새근 거리는 소리에 흠칫 놀라

동지섣달 긴긴 밤에 깨어나

새까만 주위를 살피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이어 엄습하는 무서운 소리들

대문은 덜컹거리고

부엌문이 삐걱거리며

샘가에선 뭔가 날아다니고

 

외양간의 소는 워낭소리 멈추지 않고

광문이 여닫히는 소리에

천장에서는 생쥐들이 달음박질치고

소막간 쪽으로 내달리는 쥐들이 찍찍거리고

 

이웃집과 놓여있는 수수깡 울타리가 몸부림치며

둥구나무에 걸린 방패연이 앙탈을 부리는 소리

할머니는 부엉이가 부엉부엉하고 울면

여우가 겍겍거리며 따라다닌다고 겁도 주셨는데

 

문풍지는 왜 저리 요란하게 떨며

찬바람은 코까지 시리게 하는지

할아버지께서 오강에 깡통을 터는 소리에 무서움은 사라지고

쏙 머리를 이불 속으로 넣으면 다시 들려오는 새근거리는 소리

 

 

 

 

 

 

 

 

 

 

 

 

 

 

 

 

 

 

 

 

 

해우소

 

토광

 

풍륜2012.12.09 08:27 

옛시절 추억이 정밀합니다. 하하하

 

주목나무에 앵두가 매달려 있는 느낌도 받습니다. 친구 집의 앵두는 정말 군침을 흘리게
하지만 감히 건드릴 수도 없었지요. 멋진 한 주가 되시기 바랍니다.

 

전진운2012.12.10 18:39 

네.그림같이그려지는 글입니다
예전 시골집은 다 그랬어요
아무리 잘살아도 그시절이그리울때가있읍니다
저도 강원도 메밀 주문했읍니다..ㅎㅎ
어린시절 먹던 묵 먹어보려구요...
이렇게 추운 날이면 유행가 가사가 생각납니다
채워도 채워도 목마름은 끝이없다는 !!!
그래서 물한모금 사랑한모금으로 우리의 가슴을 채우고 싶다던~~~.
주말쯤에나 날이 풀린다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이번주역시 행복하시기를요~~~

 

강산이 3번, 4번 바뀌었으니 위치도 변했겠지 싶기도 합니다.
대학교 1학년 때 갔다 왔고 미국에서 있다가 고국 방문하면서
교수님을 모시고 대학원 후배와 다녀왔던 추억이 있지요.
이젠 국제적인 도시로 변하여 더욱 아름답고 깨끗하게 변했으리라
생각도 합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천지연 폭포

 

백목련2012.12.10 19:40 

방긋^^

어느새 추운 겨울입니다
정겨운 고향의 소리에 귀기울이다 가요
제이님 밝고 고운 한주 되세요 ^^

 

비비안나2012.12.10 21:38 

저는 고향에 대한 느낌을 이제는 거의 다 잊어버렸어요
공단으로 다 흡수되고 이번에 불산사고가 난 곳이 제 고향이랍니다.

 

매우 아름다운 곳이네요. 어렸을 때를 연상케 합니다. 영원히 잘 보존되기를 간절히 빈답니다.
눈이 쌓인 모습이 좋고 계절마다 다르게 단장을 하리라 생각도 합니다. 내년에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고향이 이젠 세종시로 변했다고 합니다. 세금만 올랐다고 불평도 하시던데
환경도 고려하고 편리한 시설이 들어섰으면 하는 마음이랍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해미읍성의 민속촌

 

yellowday2012.12.11 22:09 

전 겨울밤 부엉이 우는 소리가 젤 기억에 남습니다.
이웃집 감나무에 와서 울면 소름이 끼칠정도로 무서웠지요.

 

그 밑에 따라다닌다는 여수가 더 무섭게만 느껴졌답니다.ㅎㅎ

 

저도 며칠 전에 청국장이 생각이 나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덜 짜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했으나 밥 한 그릇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더군요.
멋진 사진과 기름이 흐르는 밥상이 침을 흘리게 합니다. 건강식임에
틀림없습니다.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의자가 있는 식당이네요. 제가 한국 가서 가장 힘들어 했던 것이 신발 벗고 들어가는
식당이었고 쭈그려 앉아 먹어야 했던 순간이었지요. 온돌 없이 살고 있기에 한국의
정겨웠던 장소가 이제는 가시밭길처럼 고통을 주었답니다.ㅎㅎ.
멋진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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