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고향의 눈/배중진

배중진 2011. 3. 13. 00:55

고향의 눈/배중진


찌부덩한 몸을 가까스로 추스리고 하루을 연명한다
갈때도 되었건만 또 다른 내일 내일이 의미도 없이 다가오네
따스함이 느껴지고 봄바람이 스르르 졸리게 불어 오더니
부릅뜬 눈으로 호령하듯 모든것을 사시나무 떨게 몰아 부치네

가다 오다 가는듯 오다 반복하는 것은 내 상관할바 아니지만
저렇게 한을 쏟아 놓으면 이 지친 몸으로 어이 감당하며
아들놈이 저렇게 멀리 살고 있는데 이넓은 마당에 그 누가 길을 낼까
사랑스런 이웃이 있다지만 당황스런 하루 이웃노인까지 신경쓸까

에라 , 내버려 두거라
지도 겁주다 지치면 가는듯 사라지겠지
그나 저나 저 할망구 미끌어 지지 않아야 할텐데
성질빼기가  아직도 불같아 쓸고 다니더니 길은 빼꼼이 보인다

길을 내야 한다고 우기는데
멀리 살고 있는 아들녀석이 발 빠지지 않도록 길을 낸다고 하니
저게 망령이 들 징조인개벼
그놈의 자식은 소식 없는지가 하루 이틀도 아녀, 이사람아!

 

2011.12.12 11:23

낙상하신 우리 어머니 끝내 불귀의 객이 되실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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