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무소유/배중진

배중진 2011. 3. 12. 01:33

무소유/배중진


스님, 댓돌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하이얀 고무신을 보았습니다
올라 가셨기에 방안에서 좌선을 하시는 줄 알았지 뭡니까
항상 좋은 말씀으로 불쌍한 중생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구제하려고
가르치고 또 가르쳐도 이제는 침묵 뿐입니다

사람들은 내것이라고 집착한 물건 때문에 근심한다
자기가 소유한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있는 것은 모두 변하고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집착과 욕망의 집에 머물러 있지 말라

이렇게 비가 오는 날 하늘도 무심치는 않는듯 했습니다
님의 말씀 하나의 작은 행복의 씨앗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척박한 땅의 돌을 고르고 골라내서 옥토로 가꿔나가
아름다운 결실로 이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렵니다

한가지 무소유 님의 뜻을 거슬러 감히 청을 드리오니
님의 말씀을 가슴에 지니게 허락하여 주십시요
그것도 아니라면 너무나 허전하여 갈곳을 몰라 하나이다
님이 남기신 하얀 고무신이 마치 님의 전부인것 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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