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마스크/배 중진
5/12/2020일 자로
친구가 보내준 큰 봉투를 우연히 꺼내 사용하고 있다
무슨 사연이 실려 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기장을 더듬고
하루를 간편하게 요약한 서류를 펼쳐 본다
그제야
큰 봉투에 담겨온 보물을 추억할 수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여
마스크를 사려고 백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선견지명이 있는 약삭빠른 분들이 매점매석하여
우리 같이 세상을 편하게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에겐
국물도 없었던 막막한 시절이었는데
소중한 친구가
그런 사연을 알아채고
재봉틀을 다룰 줄 아는 티베트 친구에게 부탁하여
약간 작지만 두 장의 마스크를 보낼 때 사용한 봉투였다
돈이 있어도 품절되었던 생명줄
금으로 만든 것이나 진배없는 마스크였다
눈물겹도록 감사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덕분에 우린 살아남아 오늘을 즐기고 있다
4/14/2017 Dale Chihu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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