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2

금빛 마스크/배 중진

배중진 2022. 2. 16. 15:58

금빛 마스크/배 중진

 

5/12/2020일 자로 

친구가 보내준 큰 봉투를 우연히 꺼내 사용하고 있다

무슨 사연이 실려 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기장을 더듬고 

하루를 간편하게 요약한 서류를 펼쳐 본다

 

그제야 

큰 봉투에 담겨온 보물을 추억할 수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여

마스크를 사려고 백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선견지명이 있는 약삭빠른 분들이 매점매석하여

우리 같이 세상을 편하게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에겐 

국물도 없었던 막막한 시절이었는데

 

소중한 친구가 

그런 사연을 알아채고 

재봉틀을 다룰 줄 아는 티베트 친구에게 부탁하여

약간 작지만 두 장의 마스크를 보낼 때 사용한 봉투였다

 

돈이 있어도 품절되었던 생명줄

금으로 만든 것이나 진배없는 마스크였다

눈물겹도록 감사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덕분에 우린 살아남아 오늘을 즐기고 있다

 

4/14/2017 Dale Chihu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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