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배중진
솟쩍 쏫쩍하며 울면 다음해에 흉년이 들고
솟적다 솟적다로 들리면 큰 솥을 준비하라 하여
풍년이 든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다
서쪽 서쪽하며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어렸을때는 소쩍 소쩍으로 들렸었지요
어찌나 밤공부 하느라 졸리웠던지
들에서는 개골 개골 개구리 정신없고
밤하늘엔 아카시아 향기가 그득하던 곳
폐부를 찌르는 소리가 밤새도록 이어지고
타국에서 죽어간 영혼은 밤마다 뒷동산에
몽매에도 못잊은 고향으로 날라와 울고,
한없이 울고는 새벽에 사라진다네
미국에 살면서 한국을 그리는 마음
서쪽으로 달려가면 내나라 내땅인데
살기위해서 일을 하여야 하는 슬픈 운명으로
오늘도 서쪽 서쪽을 외치며 돌아갈 날 손꼽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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