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통성/배 중진
정월 대보름 달을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어제까지 멀쩡하더니 정작 오늘은 보지 못하네요
구름이 잔뜩 낀 동녘 하늘이라
그 아름다운 진면목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워라
우러러보면서 일 년의 소원을 빌고 가족의 건강을 빌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 우리의 가족 건강은 어찌하란 말입니까?
작년에 그렇게 시련을 줬으면 됐지, 또 뭘 더 바란단 말입니까?
우락부락한 무서운 얼굴로 보면 뭘 어쩌란 말입니까?
그러면서도 발걸음을 뗄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해님 가까이 따라갈 수 있을까요?
발병이 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요?
일 년에 딱 한 번, 한 달에 단 하루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서야!
*참모습을
3/8/2018 Delaware Art Museum, Wilm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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