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배 중진
일요일
모두가 게으름 피우는 시간
백설이 쏟아진다
나무도 싫지 않은 모양인 듯
앙탈을 부리지 않는다
쌓이고 또 쌓이고
가끔 힘겨워 흔들어 댄다
그런 고목의 느린 행동이 재미있는지
희고 흰 눈은 어루만져 준다
포근하게 감싸준다
계절이 되어야 만나는 연인이지만
최근엔 자주 볼 수 있어
생기로 발랄하고
촉촉 젖어 있기도 하다
삶은 계획대로 되는 것만도 아닌가 보다
인간 세계도
뜻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을 감수한 지 일 년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무한한 슬픈 이별이 얼마나 더 생길지도 모른다
2021.02.08 03:48
오늘은 백설도 고향 같은 느낌이 드는지 잔뜩 쌓여 서성입니다.
급할 것도 없고 강풍에 시달릴 이유도 없는지 마냥 쌓여만 갑니다.
대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름다워 고목을 올려다보고 또 보고
아쉽다면 햇살이 없다는 것이지요. 즐거운 명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6" 적설량
국립 춘천 박물관 04/1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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