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첫눈/배 중진

배중진 2020. 12. 18. 01:48

첫눈/배 중진

 

흔들 수 있는 나무는 

첫눈을 맞이하지 않았다

 

만남을 위해

먼 길을 바람과 함께 빠르게 달려왔지만

 

꼿꼿한 자세로 

곁눈질도 하지 않았다

 

무엇이 두려워

서로를 경계하는 것일까

 

아픈 상처를 보듬어 줄 수도 있으련만

4계절을 견뎌온 나무는

끝내 흰 눈을 멀리하였다

 

냉혹한 눈은 한을 품고

비수가 되어

엉뚱한 인간을 난도질하려 한다

 

*숱한 세월 가슴에 응어리진 사연이
고드름 녹듯 사라져 버린다

지난 일 년 정말 어려웠지요.
새로운 희망이 고드름처럼 생겨
대지를 적시듯 우리에게 안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즐거운 성탄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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