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언제나 클려는지/배중진

배중진 2011. 3. 10. 06:13

언제나 클려는지/배중진


이렇게 작게 시작하는가 봅니다
하도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네요
그렇다고 너무 성급해서 까보고 싶지는 않았지요
비도 더 오고 날씨도 푹푹 찌다가 선선할 즈음이면

누가 건드리지 않아도 툭툭 튀쳐 나오겠지요
김삿갓의 의혹에 맞서서 싸늘하게 맞받아치는
아낙네의 대답이 일품이었다 생각을 합니다
후원의 밤송이는 벌에 쐬지 않아도 아람이 벌어진다고

그녀, 곱단이는 처녀가 아니라는 말씀에
그리곤 한 술 더 떠서 냇가의 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잘 자란다는 말로
처녀성의 시비를 일축하였으며

시골처녀는 그 후로 삿갓을 밤낮으로 타길
6개월이나 하였다고 합니다
삿갓 나이 25세즈음 그녀는 20세 즈음
여진족의 후손이지 싶도록 말타듯 탓다고 하더군요

그들이 헤어지는 내용은 이렇게 시작하네요
여느때처럼 떡판같이 묵직한 흰 엉덩이로 말을타던
곱단이가 형용키 어려운 절규로 절정에 이르더니
뒤로 발랑 까지면서 눈을 하얗게 까고 게거품을 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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