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미국의 능소화/배중진

배중진 2011. 3. 10. 05:30

미국의 능소화/배중진

나에게도 이팔청춘 꽃다운 나이가 있었지
남들이 부러워 함을 즐거움으로 삼고
곱게 단장하고 어여쁜 마음가짐으로
장래의 낭군을 그리곤 또 그리고

어느 봄날 찬바람이 몰아칠 때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가문을 위해서
실려간 곳 화려했지만 향기가 없는 곳
늙은 상제님의 토끼같은 사랑이 있었고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씀과
장강의 물은 소리없이 흐른다는 격언에 흐느끼고
아름다운 꽃은 피고 꺽이곤 소리없이 지고
구궁굴궐이 초상집처럼 조용 하더이다

이것이 인생이란 말인가
이 순간을 위해서 이제껏 살아 왔던가
죽어서도 할말은 많고 망부석이 있는 곳에서
토끼를 보며 한숨으로 철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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