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작은 나눔/배 중진

배중진 2020. 5. 30. 01:43

작은 나눔/배 중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구속받는다는 강박관념에

답답하기도 했지만

무섭게 아가리를 딱 벌리고 있어

될 수 있으면 사람을 피하는데

 

그래도 집에서 만든 음식만을 고집하다

색다른 별미를 제공하는 곳이 있어

욕망을 제어하기 힘들어 갔는데

 

즐거움이 있었다

재미도 있었고

신기하기도 했으며

인간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자동차 안에서 정신없이 맛있게 먹고 있는데

Robin이 힐끔거리고 있어

그래, 너도 먹고 싶겠다는 생각에

창밖으로 햄버거와 프렌치 프라이스를 던져주니

어디선가 청설모가 쪼르르 달려와 두 손 높여 맞잡아

그쪽으로 던져주니 난데없이 Bluejay가 낚아채선

멀지 않은 잔가지에 걸쳐 놓고 맛있게 쪼아 먹기 시작한다

Cardinal은 체면을 생각하느라 공연히 얼쩡거리며 입맛 다시는 찰나

생뚱맞은 다람쥐가 쏜살같이 나타나 입안이 볼록하게 처넣는다

Grackle도 보이나 낯선지 다가오지 않았지만

Starling은 시끄럽고 성가신 새끼까지 데리고 나타났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엄니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다가도

덥석 먹이를 물더니 실랑이를 벌이다 꿀떡 삼킨다

대견한 모습이었고 걱정 또한 되었음은 사실이다

이런 곳은 항상 predator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곳이니까

주위를 살필 만도 한데 그냥 먹이에만 신경 쓰고 있기에

 

욕심이 과한 Bluejay는 두 개의 먹이를 포개 

주둥이로 찔러 매달곤 부리나케 도망간다

 

한 봉지를 다 던져주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조용했던 숲이 활기를 띠었으며

입가엔 모처럼 밝은 미소가 떠올라

오늘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들이 보고프다

 

5/22/2016

Lasdon Park, Arborettum & Veterans Memorial

Muscoot Farm

 

Robin
Squirrel, 청설모
Bluejay
Cardinal
Chipmunk, 다람쥐
Grackle
Starling
predator

'詩 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눔/배 중진  (0) 2020.06.01
오월의 마지막 날/배 중진  (0) 2020.05.31
안개/배 중진  (0) 2020.05.27
우정/배 중진  (0) 2020.05.16
호박벌/배 중진  (0) 2020.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