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배중진
저 산을 내가 넘어 왔던가
저렇게 얕은 산을 넘어 오면서
그렇게 힘들어 했을까
별것 아니지만 다시 넘고 싶지도 않구나
길이 없어 불평도 하고
올라가는 길만 있어 짜증을 내기도 하고
꾸부러 지기만 하여 답답하기도 하고
냇물이 가로 막아 하소연도 했던
저 보잘것 없는 산이
그땐 왜그리 높아만 보였는지
지금은 모든 길이 훤하게 보이지만
그땐 안개가 자욱 했었던가 보다
저 산에도 봄이 찾아와 푸릇푸릇함도 있었고
여름엔 뜨거움과 싱그러움도 있었지
가을엔 산이 불타듯 황홀했고
겨울엔 모든것이 초연하기만 했었지
나 이제
산을 넘어 와
그동안의 일들을 생각하면서
꿈이었지 싶은 인생을 노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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