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잠자리/배중진

배중진 2011. 3. 10. 03:53

잠자리/배중진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
감히 접근하기 어려운 모습이요
무슨 고뇌가 너에게도 있단 말인가
가볍기 그지없는 모습이거늘

취하는 것도 없이 하루종일 그 모습이니
태어나면서 부터 일광욕을 즐기는 습관이 있었지 싶고
투명성과 무소유를 진짜로 보여주는 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며 눈을 굴려 본다네

정확하게 보는 겹눈이 한 쌍이요
멀리까지 날 수 있고 투명한 날개는 두 쌍
가벼운 몸을 지지하는 다리는 무려 세 쌍이고
잘 빠지고 유연한 마디는 길게 10개로다

잠자리는 잠자리가 어디일까
잠자리 같은 날개라고도 하니 곱기도 하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맘껏 나니는 모습은
언제나 보아도 정겹고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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