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하이에나/배 중진

배중진 2020. 1. 16. 00:48

하이에나/배 중진


융단폭격하듯 떨어지는 땀방울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악을 쓰고 있는데


히죽거리며

눈을 휘둥그러면서

정신없이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를 보았다


갇혀있던 공간에서 넓은 세상으로 나오니

마음대로 골라 먹을 희생물이 무진장한듯하여

모처럼의 기회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가 보다


특유의 괴성을 끊임없이 질러

듣는 이를 기분 나쁘게 할 뿐만 아니라

모골이 송연하고 등골이 섬뜩하게까지 한다


보기에도 좋은 구석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혐오감까지 들게 하는 비인간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으니

사회의 안전을 위해 특별하게 보호 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하는데

평범한 사람과 똑같이 건강을 위해 운동하러 나왔다


어쩌면 높은 지능의 소유자일지도 모른다

다만 사회 적응이 만만치 않을 뿐이지


남과 뚜렷하게 차이 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닐 테고

그저 다른 사람과 같이 어울려 지내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데


남이 듣거나 말거나 이상한 목소리로

그는 30분 이상 하이에나처럼 울부짖다가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같이 왔던 사람들과 우르르 몰려나갔다

묘한 공허감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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