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

할미꽃/배 중진

배중진 2019. 4. 15. 07:07

할미꽃/배 중진

 

한식이라 조상님 묘에 참배하는데
할미꽃이 할머니 묘의 봉분 정수리에서
활짝 웃고 계셨다
큰소리 한 번 치지 않으시고
항상 손자들만 보면 좋아하시던 할머니
우리가 왔다고 내려다 보고 계셨다
외로움 중에서도 반가우신가보다
굽은 허리로 고생하셨는데
지금도 착 구부리신 꽃을 보니
할아버지보다도 할머니가 우리를 맞이하시는구나
생각이 들어
임을 뵈온 듯 인사를 드렸다

 

2021.03.03 22:28

저렇게 한국을 연상시키는 할미꽃은 미국에서 볼 수 없었답니다.
비슷한 것은 있는데 영 영감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2019년
한국에 갔을 때 할머니 산소에서 아름다운 할미꽃을 발견하면서
할머니 같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때가 4월이었는데 봉분의 정상에
딱 피어 손자의 방문을 반기고 있었지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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