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매미/배중진

배중진 2011. 3. 8. 04:54

매미/배중진


두 달 전 님이 보따리를 싸들고 왔을 때
언제 갈거냐고 묻질 않았습니다
반가움이 앞섰기에 차마 묻지를 못했지요
편히 지내라고 감히 부담을 주지 않았답니다

그대가 노래를 부르면 따라 부르고
그대가 울면 같이 울어주고
그대가 덥다하면 같이 땀을 흘려주고
그대가 무서워 하면 같이 밤을 지새웠지요

어느날 소슬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그대는 할 말을 잃었고 나도 침묵으로 일관했지요
그대의 낯빛이 납빛으로 변할때 나도 막힌 듯 창백했답니다
그대는 알았던 거지요 이별의 시간이 도래했음을

옷깃을 여밀며 그대를 찾았을 때
예감이 이상 했습니다
우리가 만날 때 묻지를 않았듯이
눈물의 상처를 주지 않으려 말없이 떠났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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