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철교/배중진

배중진 2011. 3. 8. 03:21

철교/배중진

한때는 이곳으로 증기기관차가
맹렬한 기세로 달렸던 곳인데
지금은 어여쁜 애견들을 앞세우고
남녀노소가 섞여서 유유히 걷고있다

바람은 매우 강했으며
하늘의 흰구름도 허둥대며 날라가고
허드슨 강의 작은 보트들도 물살을 갈랐으며
양안으론 구분된 화물차와 특급열차가 쏜살같다

가을로 이어지는 햇살이 눈부셨고
따스하면서도 옷깃을 여밀게 했으며
은빛으로 찰랑이는 강물위엔 구름의 그림자가
쥐락펴락하며 멋대로 지나갔다

이 아름다운 경치를 둘러보면서도
멋진 철교는 그 자태를 보여주고 있지않아
남을 위해 헌신하며 내색하지 않는 사람을
가끔은 무시하며 이해하지 못함과 다른 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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