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악담/배 중진

배중진 2018. 2. 27. 00:43

악담/배 중진


남이 평범하게 지껄인 말이

비수 되어

심장에 꽉 박혀

뇌리에서 벗어나질 않아

몸져누웠다


공연히 힘이 없고 

할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자꾸 농담이 진담 될 것 같아

두렵고 무서우면서

악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다음 생일을 맞이하지 못할 것이다."


촌철살인이라는 사자성어도 알고 있어

아픔은 계속되었고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한때는 무척이나도 다정했고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사람인데

무서운 말도 서슴지 않게 하는

사이로 변했으니

누구를 원망하랴


자신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말이겠지만

주워 담기에는 너무 늦었고

상대방에게 영영 씻을 수 없는

저주의 말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말한 자의 얼굴을 보는 것이 역겨워지고 있다 


피하고 싶어도 쉽게 피할 수 없는 환경이라

그자의 곁을 떠나고 싶은 마음 굴뚝같아도

다시 봐야 하니 악몽이다


용서할 수 있을까

실없이 하는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일 수 없을까

그의 얼굴이 예전과 같지 않아 보인다

미소로 살짝 가린

저 깊고 깊은 얼굴 속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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