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서로를 잘 아는 사람들/배 중진

배중진 2018. 2. 23. 01:56

서로를 잘 아는 사람들/배 중진


나도 모르게 같은 지역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나
소꿉장난 같이하면서
정이 든 같은 또래의 아이들


초등학교 같이 다니고
중학교 때는 갈라졌어도 같은 곳으로 들어오고
고등학교 또한 달라도 저녁엔 같이 모여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믿음이 갔고
말을 하지 않아 답답해도 같은 생각이기에
같이 있는 순간이 매우 소중했던 시간들


혈연
인연
학연
지연으로 엮어져


이방인을 경계하고
마을을 지키던 우리 사이


하는 일이 달라
직업이 달라
먹고 살기 위해
더 좋은 곳으로 향하다 보니

저만치 떨어져 가슴 아픈 우리


자주 만날 수 없어 안타까워도
마음까지야 떨어질 수 있겠는지


사랑하는 사람 만나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원이 그려지고


우리들 사이엔 동그라미들이 수없이 그려졌어도
같이 묶을 수 있는 끈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모일 수 있는 친구인지라


세상을 지쳐나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원한다면
건강하게
오래
마음속에
둥글게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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