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배중진
알록달록 울굿불굿 산이 불타고 있었다
밑에서 시작하여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고 있는데
나는 산을 보고 반하고
산은 나를 보고 반한다
맘이 좋은 산은 길을 만들어 줬고
자연을 아끼는 사람들은 그곳을 통해서 오르지만
뛰는 망둥이들은 제멋대로 산을 헤집는다
꼴뚜기들은 그야말로 꼴값을 떤다
어물전 망신은 다 시키고
산은 아파한다
그야말로 깔아뭉김을 당한다
가을하늘 높기만 한데 서글픔으로 다가온다
늦기전에 후회하지 말고
영겁의 시간을 말 한 마디 없이
그대가 필요한 것 제공해준 것에
감사의 말씀 이 가을에 하면 어디가 덧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