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솟대/배중진

배중진 2011. 3. 8. 01:20

솟대/배중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지요
저 곳에 저렇게 많이 모셔 놓은 솟대를 보면서
과거에 급제한 사람을 기려 마을 어귀에 세웠던 것
지금은 원하는 대학입학을 기원함이 아니겠는지

태양이 떠 오르면 짙은 안개도 서서히 물러 가는법
길이 보이지 않아 허둥거려도
방법을 찾다 보면 희미한 것이 보이고
그 끝에는 밝은 광명이 비추리라

가뭄이 들고 옥토가 장마로 황폐되어도
좌절하지 않고 내년에는 풍년이 들기를
빌고 또 빌었던 선조의 기개를
저 하늘은 알고 계시리라

희망을 심고
날마다 새롭게 마음을 추스리고
한눈팔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이웃이 솟대를 높이 세워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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