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

경천동지/배 중진

배중진 2017. 10. 8. 22:38

경천동지/배 중진

 

경기를 일으키듯 울부짖는 까마귀들이
새벽을 깨워 짜증이 났지만
최근에 세 개의 굵은 가지가 밑동부터 싹둑 잘려 신음하는 나무에 비하면
조족지혈인지라

 

살그머니
소리 나는 곳으로 다가가 창문을 통해서 내려다보니
백여 마리가 남아 있는 나뭇가지에 둘러앉아
앞으로 일어날 문제에 대해서
사심 없이 심각하게 격론을 벌이고 있더군요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쉽게 결론이 나지 않으리라 여기면서도
묵묵히 기다려 주었지요

 

아침이 되자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점점 소리는 작아지고
하나둘씩 떠나가기 시작하더군요

 

가을이지만 약간 찌는듯한 느낌이고
붉은 서러움이 하늘까지 도달했는지
장대비가 줄기차게 퍼붓더군요
왜 아니겠는지요/

 

잘린 나무의 소원/배 중진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까마귀가 돌아왔습니다
아마도 아파하는 나무를 모른척하지 않고
슬픔을 같이 하려고 왔겠지요

나뭇가지가 싹둑 잘려나간 그 아픔 감수하고
꼿꼿하게 서 있는 나무가 가엾기도 하지만
기특하기도 하고 미더웠던 모양이지요

남모르게 한동안 같이 울어주곤
쉼터를 마련해준 것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으며
깃털을 한올 한올 가다듬으며
그동안 잊었던 이야기를 끝도 없이 전해주고
내일 또 찾아오마 약속하곤 떠났지요

고목은 
말도 못 할 정도로 아팠지만
휑한 모습으로 기를 펴려는 인내를 보여주기도 했고

가증스러운 인간을 탓하기 전에
미증유의 대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천천히 밤길 가는 대보름 달을 보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고 빌었지요/

 

감안하면

고려하면
참작하면
살피면
생각하면

일본어에서 온 말입니다.

 

개똥벌래2017.10.09 10:36 

배중진님 반갑습니다.잘 지내고 계시지요.
긴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마음들이 차분함을 느끼는가을 날입니다.
하나둘 갈색으로 변하던 잎새들이 어느새
붉은 옷으로 갈아 입네요.
까마귀,어릴적 어른들은 까마귀가 울면
누군가 죽는다는 무서운 이야기를 하셨지요.
한동안 사라졌던 까마귀가 요즘은 이곳에도 무척 많아젔답니다.
선생님이 계신곳의 까마귀 울음소리나
이곳의 울음소리는 같아도 표현하는 소리는 다르겠지요.
경천동지 좋은글에 즐겁게 쉬어갑니다.

 

성경을 늦게 접한 사람들은 읽으면서도 현재 표준 한국어로 되어 있지 않은
성경을 숙지하기 어렵더군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저는 영어를 어떻게
번역했나 중복으로 음미하려니 답답한 심정이기도 합니다. 쉽게, 요사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점점 교정했으면 하는 것이 한글날에 바라는 바이지요.
좋은 말씀 감사드리며 멋진 가을이 되시기 바랍니다.

 

엘모2017.10.10 08:41 

달빛과 별빛으로 흐르지 못해도
우리라는 존재
그것 하나만으로 친구님의 마음 따뜻해진다면
벅차도록 반짝이는 거 맞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빛이난다
친구님이 있어 빛이나고 아름답지요
하루도 즐거운 마음으로 예쁜마음 나누는
좋은날되세요 ~

 

아내의 뜻에 따라 그냥 예전에 사시던 곳에서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서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자라는 부분을 덮어주고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김무식2017.10.11 13:19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들은 많은 것을 배운다.
부모님의 일거수일투족 그리고 자연의 무수한 변화,
음식물을 먹는 방법, 기어 다니는 방법,
걸어 다니는 방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우리들은 배우지 않고서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배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다시 말해서 많은 실패를 거듭한다는 말이다.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아이가 두 발로 걸어 다니기 위해서는 수 천 번 넘어진다.
넘어지면 일어서고, 또 넘어지면 일어서기를 계속 반복하고 난후
마침내 걸어 다닐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실패에 주눅 들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실패보다 두려운 것은 오늘의 나에 만족하는 것이다.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우리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는 삶은 죽은 인생이다.
우리 인생은 현실에 만족해서는 발전이 없다.

 

아침에 밝은 해가 뜨나 싶었는데 이내 구름이 덮여 끄물거리는 날씨랍니다.
어제는 찌고 덥기까지 했는데 오늘은 평상시의 온도를 유지한다고 하는
예보를 듣긴 했답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화려한 모습을 보고 싶고
더 늦기 전에 많은 것을 배워 막 치달리는 세상에도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즐거운 단풍 계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한국인2017.10.11 14:04 

따끈한 붕어빵과 군고구마가 생각나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오랜 휴식 끝에 다시 시작된 일상에 많이 피곤하시지요?
남은 10월도 항상 기분좋은 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즐겁게 머물다 갑니다,

 

미국도 잘못인 것이 중국 제품이 물밀 듯이 들어와 제조업을 말살시켰고 이제 제재를
가하나 중국의 몸통이 너무 커져 덤벼드는 형국이지요. 저는 가급적이면 중국 물건을
사용하지 않으나 방법이 없답니다. 제품도 나쁘고 이러려고 미국에 와서 질 나쁜
물건을 사용하는가 한심하기도 했지만 그 좋던 미국 물건들이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한국과 일본 물건이 비싸고 좋더군요. 중국이 점점 무섭게 다가오고
하루빨리 변화가 일었으면 하지요. 멋진 가을이 되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인연인데도 우는 사람을 보았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도 보았으며
침 튀기며 싸우는 사람도 있었고 욕하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더군요.
댓글들이 지저분하고 도저히 읽을 수도 없는 사람의 글도 보았는데
신분을 숨기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도 하지만 하루라도 배운다는
생각을 하면 모든 것이 타산지석이 되지 않겠나 생각도 합니다.
멋진 가을이 되시기 바랍니다. 뉴욕은 날씨가 좋지 않아 막 시작하는
단풍이 빛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메뚜기도 유월이
한철이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내일은 찬란한 해가 떠올라
화려한 단풍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예상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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