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

우수수 떨어지는 것들/배 중진

배중진 2017. 10. 3. 03:20

우수수 떨어지는 것들/배 중진

 

세면장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는 대로 줍는데도

알게 모르게 휘날리는가 보다

 

남이 보기에는 

제 갈무리 못 한다고 하겠지만

가을이 되니 더 빠지는가 보다

 

옆에서 자꾸 지청구하길래

대머리인 양반에게

그곳의 머리카락은 무슨 사연으로 사라졌는가

되받아치니 할 말이 없는지 슬그머니 사라진다

 

하늘에 나는 새도 떨어트리는

케네디 대통령이 가을에 풀썩 쓰러졌고

영원할 것 같은 박정희 대통령도

믿는 부하한테 좋은 시절에 꼬꾸라졌지 않았던가

 

밖으로 나가면 밟히는 것이 낙엽인데

그들은 보기 싫다고 하는데도

일부러 떨어졌겠나

 

머리카락이 부족하여 

열등감 차원에서 말이 많은 것인지는 몰라도

 

조각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말없이 사고하며 화려한 가을을 즐길 수는 없는지

 

떨어지는 것이 어디 머리카락뿐이랴

이유 없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들도 많은데

 

어머님이 갑자기 떠나신 지도 벌써 6년이 되어 잔잔하게 아픔이 깔려 있어
우리는 그렇다 치지만 홀로 계신 구순 가까이 아버님은 얼마나
애통해하실까 생각하면 추석 지나 일주일 후의 일들이 생생하기만 하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더 자주 찾아뵈었을 텐데 인간인지라 한 치 앞도 헤아리기
어려워 아쉬움은 영원하게 남아 있기도 하지요. 잠시 고향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인자요산이라고 했던가요. 인자하지는 못하지만 자꾸 산이 그립습니다.
바다는 가까이에 있는데 멋진 산은 뉴욕시에서 한참 올라가야 있기에
가을이 되니 더욱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지요.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천년수님

# 오늘의 명언
당신이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할 수 없다면
당신이 있지 않은 곳에서도 행복할 수 없다.
- 찰리 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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