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산전수전/배중진

배중진 2011. 3. 7. 13:40

산전수전/배중진

올망졸망 형제들이 있었고
엉금엉금 서로 기면서 자랐으며
나풀나풀 하늘을 날던 기억도 아스라하고
꽃을 잡고 어지러움을 달랜다

순식간에 지나간 세월이여
날개가 고장이 났는지도 몰랐으며
아예 고치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
축늘어진 모습 고쳐본들 더 멀리 날리가 만무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바람만 조금 불어도
쓸려가는 느낌을 받았고
허둥거리며 안착하기가 힘들더니

곤두박질 치기 일쑤였고
결과는 온몸이 멍이들어
보기에도 민망하게 변했다는 것이다
아, 이것인가, 이러한 종말을 생각이나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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