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으아리/배중진

배중진 2011. 2. 25. 01:19

으아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길을 가다가 이 꽃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는데 주인이 다가오면서 뭐하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찍는다고 했더니 하는 말씀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꽃을 꺽는 것이 아니라
잡아 채간다며..그래서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이 집은 자목련도 있어 제가 사진을
많이 찍었으니 미안하기도 했던 집이지요. 기분 나쁘게 동양인이 아무 허락도 없이
아무리 길가에 있지만 사진을 찍어 가는 것이 즐겁지는 않겠지요. 항상 분쟁의 소지가
있어 가능하면 공개된 곳에서 찍으려고 하는데 하나 하나 찍다보면 울타리 안으로도
들어가는 실례를 범하게도 됩니다.

으아리/배중진

길을 가다 보니 예쁜 꽃이 손짓을 하네
이 곳은 자목련이 늦게까지 기분을 달래주던 곳
자목련이 자취를 감추고 뜸하던 발길
섭섭하다면서 살짝 미소를 건넨다

자목련의 기세에 밀려
밑에서 담장을 타고 있었고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었는데
살살 기어 오르며 겹치 듯 몰려 손을 흔든다

향기가 있고 없고를 떠나
휑한 집에 그래도 너희들이 있어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있으니
자목련이여 너무 슬퍼하지는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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