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불공평/배 중진

배중진 2016. 4. 23. 13:18

불공평/배 중진

 

영화를 보고 난 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있는데

넓은 유리 창밖으로

 

젊은 흑인 여자와

같은 또래의 백인 여자가

팔짱을 끼고 지팡이로 더듬으면서

그래도 거침없는 걸음이었는데

눈이 휑하게 들어가고 하늘을 향하고 있어

단번에 소경임을 알 수 있었으나

운동량이 적었기에

화창한 날씨에

바람을 쐬는 모습이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시야에서 사라졌어도

불안감은 떠나지 않았는데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듯

바로 이때 광장에 등장한

아시아 여자와

백인 남자는

생긴 것도 제멋대로였지만

 

머리칼이 남자는 초록색

여자는 보라색이었으며

 

가려 보이지나 않았으면 다행이지만

불행하게도 일부러 보란 듯이 드러내

온몸이 문신으로 덮여있어

순간적으로 증오심을 불러일으켜

잘 봐줄래도 봐줄 수가 없었으며

 

이웃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주지 않았어도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의자에 앉았다가 기댔다가 발을 올려놓기도 하면서

연신 침 탁탁 뱉고

담배 연기와 같이 꽁초 날리고

장시간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어디론 가로 사라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또 나타났는데

 

저들은 무슨 불만이 가득하여

남들의 시선을 모으려고 애를 쓰는지 알 수 없고

가진 것이 너무 많아도 탈이요

신체적으로 불편한 점이 없는데도

오히려 자학적이지 싶었는데

 

불평 없이 단정한 모습으로 주어진 것을 최대한도로 이용하여

아름답게 열심히 사는 사람과

 

다 갖췄으면서도 노력하지 않고

안하무인격으로 세상을 농락하고 저버려

눈살찌푸리게 하는 기생충 같은 사람도 있는

 

불공평한 세상이

멋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목격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yellowday2016.04.24 06:37 

안 봐야할껄 보셨군요~
제 주변에도 흑인이 한 명 살고 있는데 참 착하더군요. 인사도 잘 하고~
자라온 집안 환경이나 과정이 중요한것 같아요~

 

알 수 없는 사용자2016.04.27 10:06 

알록달록 화사한 봄꽃과 싱그런
푸르름이 묻어나는 4월도 저물어 갑니다.
향기도 모양도 색깔도 다양한 아름다운 봄꽃처럼,
알록달록 수만 가지의 행복이 당신을 찾아가는
신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절경에 핀 꽃은 자리를 기가 막히게 잡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피는 꽃이 아름답지만 절경과 어우러져
늦게까지 잊지 못할 정경이지 싶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심수봉 가수는 저 위에 나오는 아름다운 여인과 같이 역사의 산증인이 되었었지요.
한국의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데 아는 노래가 없어 옛노래만 부르고 왔답니다.
친구들은 나이가 제법 들었는데도 새로운 노래로 가슴에 맺힌 사연을 풀어나가고
있어 격세지감이었답니다. 곡은 다 알겠는데 가사는 이제 잊어 대충 따라가는
한때의 유행가가 되었더군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윤정님 댓글

감사하기는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확실한 방법이다.
-마시 시오프-

 

박새님 댓글

입은 마음의 문이니 입 지키기를 단단히 하지
못하면 비밀을 누설한다. <채근담>

 

joolychoi님 댓글

사람은 마음이 거우면 종일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지만,
마음 속에 근심이 있으면 불과 십 리를 걸어도 싫증이 난다.
인생의 행로도 이와 마찬가지다.
늘 명랑하게 유쾌한 마음으로 그대의 인생을 걸어라.
-셰익스피어-

 

기뻐하는 일은 꽃처럼 향기롭게 하라
노력은 손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반성은 발처럼 가리지 않고 하고
인내는 질긴 것을 씹듯 하고
연민은 아이의 눈 처럼 맑게 하라

 

5월에는
내 마음이 사랑으로
설레게 하소서
우리 삶의 아름다움은
사랑 안에 있음을 알고
사랑으로 가슴이 물들게 하소서
--이해인 /한 해의 기도 중에서-

 

"시한편의 거움"
아침 출근길에
시 한 편의 거움을 맛볼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하루는 확연히 다릅니다
그 하루가 모여 일년이 되고 일생이 되지요
좋은 시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입체적으로 울리는
악기입니다. 그래서 시의 행간을 거닐다 보면
눈빛이 맑아지고, 얼굴빛도 밝아집니다
--고두현의《시 읽는 CEO》중에서 --
이른 아침 시 한 편의 거움
하루 시작의 여유로움일 수 있고
행복일 수도 있습니다
하루의 시작이 상큼하면
그날 하루가 종일 기분 좋아집니다
안 좋은 일이 생기려다가도
그 사람의 맑은 눈빛에 슬쩍 비켜가고
좋은 일은 더 좋은 일로 바뀝니다
인생이 촉촉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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