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아기의 울음소리/배 중진

배중진 2015. 9. 30. 02:44

아기의 울음소리/배 중진

 

 

힘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끊긴 지
어느덧 20여 년이 지난 무척 조용한 집안에

 

드디어 순서를 뛰어넘어
외손녀가 태어났는데

 

해님일까
달님일까
궁금하기만 하고

 

어서 집으로 모셔와
그 우렁찬 소리를 들려다오

 

세상이 떠나가도 좋으니
건강한 울음소리 듣고 싶어라

 

유붕이 자원방래면 불역낙호아/배 중진


아침에 잠자리가 어깨에 날아와
살포시 앉는다
일병 계급장을 달은 듯한데
평상시에는 빨랫줄에 앉더니
오늘은 어깨가 더 넓고 따스한 모양이다

 

보통 참새들은 앞마당이 텅텅 비어
안하무인 제 세상을 만난 듯 재잘거렸었는데
알밤을 고르느라 샘가에 앉았더니
이상한 일이나 되는 듯 넘겨다 보고
저희끼리 입방아 찧는다

 

마침 바람까지 찾아와 시원하게 해주는데
요사이 더운 날씨가 이어지더니
바람도 명절이라 분주했던 모양이었고
얼굴을 볼 수 없음은

그동안 소원했음에 미안했겠지

 

이곳저곳에서 풍문으로 들었던 것들을
소상하게 이야기해주면서
바람 잘 날 없다는 투로 계속 이어졌고

이것저것 소식에 궁금했었는데

미주알고주알 다 까불려 감사했으며

 

오래간만에 잠깐 보았던 절친한 친구가
떠나기 전 점심이나 같이하자며 전화가 와
즐겁기만 한 수요일

급히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가다가

밭일하시는 어르신의 무거운 고추 자루도 선뜻 옮겨드렸는데

 

미국으로 떠날 날도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기에
서서히 이별할 준비를 하여야 하고
회자정리라지만
노쇠하신 가친 홀로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길
절대 쉽지만은 않으리

 

바람과구름님 댓글

♣[인생]♣

인생은 한 권의 책과 흡사하다.
미련한 사람들은 그것을 건성건성 읽어 버리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정성들여 그것을 읽는다. 왜냐 하면
그는 한 번밖에 그것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J. 보이에르-

 

이슬이님 댓글

갈까 말까 할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때는 사지마라
말할까 말까 할때는 말하지마라
줄까 말까 할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때는 먹지마라
-인생교훈-

 

박새님 댓글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성실로서 이루어져가는
것이라야 한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고
내가 가진 것으로 채워가는 것이라야 한다.(j.러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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