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둥구나무/배 중진

배중진 2015. 9. 3. 02:54

둥구나무/배 중진

 

 

오래간만에 고향을 찾았으니
인사드리지 않을 수 없어
다가가니 갑자기 작은 모습으로 변해
옛날 떠올리며 슬그머니 미소 짓네

 

나무는 그 당시보다 더 높아 손으로 잡을만한 곳이 없어
올라간다는 것은 아예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더욱 싱싱하고 건강하여
푸름이 하늘을 찌르고

 

매미도 찾는 이가 없으니
마음껏 노래를 부르는지
쩡쩡 울려 나뭇잎이 바르르 떨리고 있으나

 

더위에 지쳐 쓰러져 낮잠 주무시던 분들
지금은 온데간데없으며

 

아무것도 없었던 시절에 비해
침상이며 팔각정 그리고 기념비를 설치했어도
인간의 발길은 뚝 끊어졌고
곤충들마저도 사람을 쫓아내고 있었네

 

 

 

 

 

 

 

 

 

 

 

 

 

 

 

 

 

 

 

 

 

 

 

 

 

 

 

 

 

 

 

 

 

 

 

 

 

 

 

벌레들이 사람을 쫓아내고 있었네
벌레들마저 사람을 쫓아내고 있었네
곤충들마저도 사람을 쫓아내고 있었네

 

yellowday2016.01.18 17:54 

그만큼 세상일이 바빠졌다는거겠지요.
나무그늘에 앉아 쉴 시간이 없다는~
그리고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있으니
굳이 나무그늘을 찾을 필요가 없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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