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

아파트/배중진

배중진 2012. 1. 13. 14:28

아파트/배중진

극성스러운 쥐들이 또 뛰어다닌다
간밤 늦게까지 이리저리 끊임없이 날뛰더니
어느 순간 사라졌고 회식을 하느라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모두 출근한 아침 시간 다시 살판났다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세 명
아무런 통제도 없이 신이 났는데
밖이 추운 요즈음 실내에서
고삐 풀린 망아지들이 세상이 좁다 한다

아이들이니까
행복스런 가정인데 자유스러워야지
몸이 자라고 있는데 어찌 통제할까
뛴다고 해서 아파트가 무너질까

밤은 점점 깊어가며 극도로 추운 눈 오는
촌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쥐들의 소리는 정겹더라
그런 소리 숨죽여가며 들으면서 숨소리만 요란한 이불 속
어느덧 쌔근거리며 꿈속에서 헤매고 쥐들도 조용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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