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

초승달/배중진

배중진 2012. 1. 13. 14:29

초승달/배중진

붉은 태양이 뉘엿거리고
가기가 싫은지 뜸을 들이네
같은 태양이건만 보내고 새로 맞기도 하고
같은 사람이건만 더 큰 행운을 빌어보네

보이지 않았던 초승달이 중천에 나타나고
밤 열한 시엔 벌써 서쪽 저 밑으로 다다라
별들의 잔치를 즐기는 투지만 쓸쓸함이 서렸고
며칠 남지도 않은 한국에서의 한 많은 밤

모든 것 떨치고 편하게 잠자라 하며
밝음을 감추고 달님도 사그라지는 모양새지만
별들은 총총거리며 더욱 투명하게 반짝이고
싸늘한 밤 공기는 새들을 조용하게 만들었더라

달이 차면 기울다가 다시 나타나고
우리들의 태양은 변함없건만 보였다가 사라지네
우리네 인생도 행복했다가 불행해지길 반복하며
만났다 헤어지기도 하지만 슬프게도 영별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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