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거미집/배중진
가을에 신기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겨울엔 빈집만 바람에 흔들리네
사람은 이름 석 자 남긴다고 했고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고 했지요
하루살이들이 걸려 아직도 같이 흔들리고
추위에 모든 것이 얼어붙어 인사불성이더니
걸릴 것 없는 바람만 휑하게 통과하고
눈이라도 내릴 으스스한 허공에
빈 제비집만 쓸쓸하고
내년에는 그 자리를 누가 차지할까
이웃엔 빈 거미집만 앙상하고
명년에는 그 위치를 누가 지키려나
가을에 떠나신 어머니
겨울을 맞으신 아버지
찾아오는 사람 없이 홀로 썰렁한 곳에도
따스한 봄은 다시 찾아오려나
*사진이 보이지 않음. 전부 지웠음.
'詩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배중진 (0) | 2011.12.24 |
---|---|
내가 원하는 것/배중진 (0) | 2011.12.22 |
힘찬 새해/배중진 (0) | 2011.12.22 |
가기 싫은 달/배중진 (0) | 2011.12.21 |
기다리는 것/배중진 (0) | 2011.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