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눈보라/배중진

배중진 2011. 3. 6. 03:28

눈보라/배중진

지붕이 날라가고
문풍지가 찢어졌던
그런 눈보라 보다도
더 강했던 무서움이었지요

얼마나 추웠으면
눈이 눈을 피해서
방안으로 밀려 들어 왔던지
그리곤 포근하게 스며 들었던지

밤새 매서움에 떨었습니다
그 혹독함에 두 손 번쩍 들었지요
가볍지만 날카로운 비수로 몰려 다녔고
모두들 어둠속으로 몸을 감췄답니다

눈과 귀는 TV로 쏠렸고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경고였습니다
아주 강한 사람들만 나와서
눈과 사투를 벌이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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