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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어디에/배 중진

단풍은 어디에/배 중진 자꾸 늦는다고 투정을 부리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창밖을 살펴도 늦은 가을은 시퍼렇게 살아 있고 눈까지 부라리니 불평할 수가 없는데 무슨 앙탈이 그리 심할까 어찌나 기세가 등등한지 이때쯤 향기를 듬뿍 담고 찾아오던 국화마저도 입을 꾹 다물고 웃음기를 잃었구나 하루의 변화가 심한 요즈음 기다리는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나무는 요동을 치며 으르렁거리고 채 익지 않은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며 쓰디쓴 이별의 눈물을 흘리니 너도 울고 나도 울고 질펀한 가을마당 아프지 않은 것이 없으며 그토록 기다렸던 가을은 허무하게 털리는가 보다 ** 세월과 함께 흘러간 내 청춘...!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 이젠 내 나이가 옛날의 아버지가 되었고, 옛날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세월과 함께 떠나버린 청..

詩 2017 2017.10.24

봄바람/배 중진

봄바람/배 중진 봄기운은 몸속에서 스멀거리기 시작하는데 어제보다 턱도 없이 기온은 뚝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들이 불쌍하게도 미친 듯이 몸부림쳐 겨울 못지않은 혹한이 밀어닥치리라 예감하면서도 몸은 근질거려 밖으로 나가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아도 찬바람에 고개는 자라목처럼 쑥 들어가니 당분간은 봄을 기다리지 말자 다짐을 해본다 아예 기를 꺾으면 문제가 없지만 기가 꿋꿋하게 살아 눈치 보다가 나온 저 찢어진 눈들 세상은 녹록지 않게 돌아가고 작년에 그만큼 속았으면 자중할 만도 한데 봄바람의 유혹엔 당할 재간이 없는가 보다 그래도 쌓인 눈더미에선 그칠 줄 모르고 이별의 눈물이 흥건하게 흘러나온다 질퍽질퍽하게 昔暗 조헌섭2017.03.24 09:21 또 한 주를 마무리해야 하는 금쪽같은 금요일이..

詩 2017 2017.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