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배 중진
황새/배 중진 더위도 식힐 겸 작은 연못에 발을 담근 오른쪽 날개가 없는 황새는 몰골을 희롱하는 잠자리를 잡아보려고 큰 부리를 벌려보지만 어찌나 교묘하게 빠져나가는지 보는 사람을 웃게 하였고 급기야는 제풀에 지쳐 좋아하는 장소로 가긴 가야 하는데 앞에는 사랑에 흠뻑 빠진 두 마리의 Grey Crowned Crane이 길을 막아 황새가 짐짓 날개를 펴고 허장성세를 부리니 학도 지지 않으려고 날개를 활짝 펴 함께 응수하네 뜨거운 날씨에 싸워서 좋을 것이 없음을 알기에 황새는 헐떡이며 숨을 가다듬다가 돌아서서 거친 행위를 고개 숙여 정중히 사과하니 둘이 머리를 맞댄 학이 우린 그래도 당신을 사랑한다며 진지하게 사랑 표시를 만들어 애교 있게 날려 보내면서 사랑하느라 눈이 어두워 원하는 것을 미처 살피지 못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