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y Crowned Crane 3

황새/배 중진

황새/배 중진 더위도 식힐 겸 작은 연못에 발을 담근 오른쪽 날개가 없는 황새는 몰골을 희롱하는 잠자리를 잡아보려고 큰 부리를 벌려보지만 어찌나 교묘하게 빠져나가는지 보는 사람을 웃게 하였고 급기야는 제풀에 지쳐 좋아하는 장소로 가긴 가야 하는데 앞에는 사랑에 흠뻑 빠진 두 마리의 Grey Crowned Crane이 길을 막아 황새가 짐짓 날개를 펴고 허장성세를 부리니 학도 지지 않으려고 날개를 활짝 펴 함께 응수하네 뜨거운 날씨에 싸워서 좋을 것이 없음을 알기에 황새는 헐떡이며 숨을 가다듬다가 돌아서서 거친 행위를 고개 숙여 정중히 사과하니 둘이 머리를 맞댄 학이 우린 그래도 당신을 사랑한다며 진지하게 사랑 표시를 만들어 애교 있게 날려 보내면서 사랑하느라 눈이 어두워 원하는 것을 미처 살피지 못한 점..

詩 2015 2015.06.25

공작의 질투/배 중진

공작의 질투/배 중진 암컷 공작이 아까부터 따라오는 것을 느꼈지만 저 멀리에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오른쪽 날개가 없는 황새가 홀로 등을 햇볕 쪽으로 맡긴 채 다리를 반으로 접어 묵상하듯 제 그림자를 향해 꼼짝하지 않는 것이 보였고 넓은 공간엔 혼자 또는 짝을 지은 Grey Crowned Crane이 어슬렁거리며 먹이를 찾아다니는데 햇빛에 화려한 머리와 얼굴이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후광처럼 작은 머리를 덮고 있어 신기해했는데 코앞까지 불쑥 이상한 표정을 하고 들이대는 공작새 잔뜩 독이 오른 모습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데 보고 웃고 지나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며 크게 뜬 표독스런 눈빛과 굳게 다문 입으로 못할 짓이 없어 보였다 자기가 좋아해서 따라왔는데도 불구하고 사랑의 눈길은 주지 않고 멀리..

詩 2014 201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