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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배 중진

동물원/배 중진 사람이 살금살금 다가가도 아는 체하지 않고 인파가 와글와글 떠들어도 거들떠보지 않다가 동물원에서 사용하는 작은 차의 그렁그렁 엔진 소리에 익숙한 듯 겨우 눈을 떴다가는 이내 귀찮다는 듯 눈을 스르르 감는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반겨달라고 귀엽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철모르는 아이들이 소리를 질러대도 꿈쩍도 하지 않으며 매일 반복되는 아우성을 아예 뭉개버린다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볼거리인지 귀여운 동물들은 성가신 듯 모습을 감추려 하고 사나운 맹수들은 눈꼴사나운지 잠을 청하고 있으며 징징 짜는 아이들이 있어 이곳이 동물원임을 실감한다 사람이 살금살금 다가가도 아는 체하지 않고 인파가 와글와글 떠들어도 거들떠보지 않다가 동물원에서 사용하는 작은 차의 그렁그렁 엔진 소리에 익숙한 듯 겨우 ..

詩 2016 201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