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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토깽이들/배 중진

사라진 토깽이들/배 중진 이상하다 모두 어디 갔을까 한 10분 거리의 좋아하는 길을 걷다 보면 어떤 집의 정원에는 5마리 정도의 토끼가 보이고 안 보일 때는 저쪽 집의 정원에서 귀를 쫑긋 맑은 눈으로 끝까지 따라오기도 했으며 그렇다고 겁을 먹진 않았는데 산책길을 갔다 왔다 그리고 또 갔다 오면 40여 분 때론 10여 마리를 볼 수 있었는데 늦가을부터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옛날 시골에선 가장 날렵하고 덩치가 큰 덕구가 산토끼를 쫓아 산을 오르고 내려갔는데 올라가는 언덕에서는 산토끼가 더 빠르고 내려가는 비탈에서는 용맹한 마을의 개, 덕구가 더 빠르다고 하면서 따스하고 바람 막아주는 짚 동가리 아래에서 주고받던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곳 미국의 마을에서는 인적이 뜸한 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토끼가 많아..

詩 2017 2017.01.22

겁없는 토깽이/배 중진

겁없는 토깽이/배 중진 차가 지나다니는 길로 막 들어서며 토끼가 길을 건너려고 하고 있어 불길한 예감이 들어 어쩌나 살폈더니 그래도 멈출 줄은 알아 다 지나간 다음에 불편한 걸음을 옮겨 원하는 곳에 닿기는 했는데 숨을 고르는지 그곳에서 꼼짝도 하지 않아 위험을 무릅쓰고 건넌 이유를 알고 싶었고 가까이 사람이 지나가는데도 눈깔만 돌리지 자세는 그대로인데 저렇게 겁이 없다가는 며칠 전에 길에 쫙 펴져 떡이 된 친구 쪽이 나지 않을까 아예 겁을 주기로 마음을 먹어보는데 그늘진 풀밭에 배를 너부죽이 깔고 눈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어 공연히 움직이게 하고 싶지가 않은 여름날의 오후 /친구와 사랑의 한계가 없는 젊은 사람들의 우정이지 싶기도 하면서 나이가 들면 품위를 지키면서 어느 정도 거리가 필요하고 서로 돕고 ..

詩 2016 2016.06.27

토끼의 정원/배 중진

토끼의 정원/배 중진 오늘도 토끼가 있던 곳을 지나가면서 찾아보니 보이지가 않아 섭섭했는데 약간 떨어진 곳에서 손수 키운 풀을 뜯어 오물거리고 있을 줄이야 반가움에 들고 있던 도토리를 내밀었지만 본척만척도 하지 않았으며 계속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씹어 먹고 있어 민망하기까지 했는데 사이에 꼭 필요한 말이 없어 서먹했던 감정도 검고 선명한 눈동자 속에 있는 나를 보니 우습기도 하더라 누가 가까이 지나가거나 말거나 입이 벌어졌어도 욕심부리지 않고 귀를 쫑긋 세우나 겁내지도 않으며 토끼지도 않고 즐거움을 주니 감사할 뿐이지 마지막 사진을 잘 보시면 실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답니다. 자기 할 일은 다하면서 얼굴도 붉히지 않더군요,ㅎㅎ. 님, 주말 편안이 잘 쉬셨죠...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지척을 알 ..

詩 2013 2013.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