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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의 불행한 아침/배 중진

어떤 이의 불행한 아침/배 중진 커피 끓이다가 우연히 운동을 병행하다가 물끄러미 창밖을 보았는데 사람 같은 물체가 도로 한복판에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고 딱 한 사람만이 갈팡질팡하며 오가는 차량을 통제하느라 안달하지만 앞뒤를 막아주는 차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안경이 없어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어도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불과 몇 초 만에 우렁찬 경적을 울리며 거대한 소방차 두 대가 도착하고 경찰차 두 대가 뒤에 붙이듯 정차하고 뒤늦게 구급차가 와 도로를 안전하게 막는다 뜻하지 않은, 꿈속에서조차도 예기치 않은 사고로 누군가는 불행이 시작되었고 그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도와주려고 전문가들은 엄청난 경비를 들여가며 교육하고 피땀 흘리며 험한 훈련을 받고 생면부지일지라도 자기 형제 일처럼 돌보며 가끔은 숭고..

詩 2018 2018.12.20

봄바람/배 중진

봄바람/배 중진 봄기운은 몸속에서 스멀거리기 시작하는데 어제보다 턱도 없이 기온은 뚝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들이 불쌍하게도 미친 듯이 몸부림쳐 겨울 못지않은 혹한이 밀어닥치리라 예감하면서도 몸은 근질거려 밖으로 나가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아도 찬바람에 고개는 자라목처럼 쑥 들어가니 당분간은 봄을 기다리지 말자 다짐을 해본다 아예 기를 꺾으면 문제가 없지만 기가 꿋꿋하게 살아 눈치 보다가 나온 저 찢어진 눈들 세상은 녹록지 않게 돌아가고 작년에 그만큼 속았으면 자중할 만도 한데 봄바람의 유혹엔 당할 재간이 없는가 보다 그래도 쌓인 눈더미에선 그칠 줄 모르고 이별의 눈물이 흥건하게 흘러나온다 질퍽질퍽하게 昔暗 조헌섭2017.03.24 09:21 또 한 주를 마무리해야 하는 금쪽같은 금요일이..

詩 2017 2017.03.23

그래도 봄은 찾아오고/배 중진

그래도 봄은 찾아오고/배 중진 봄바람이 살짝 깃든 목련이 부스스 떠니 로빈(robin)이 죽을상을 하고 동정 어린 눈빛으로 움츠려 앉아있고 서쪽으로 시름시름 넘어가던 반달도 햇볕을 쬐며 원기를 회복하는데 꽁꽁 언 연못가에서 밤을 지새운 오리와 캐나다 구스(Canada goose)는 아침인데도 배가 부른지 그늘을 찾아 몸을 숨기니 춥다고 엄살을 부릴 이유가 없고 앙상한 가지와 흰 눈으로 덮인 곳을 카디널(cardinal)이 밝은 소리를 내며 먹을 것을 찾으니 참새가 날아와 훼방을 놓지만 새들의 목소리는 경괘하고 봄이 온다고 즐거워하여 듣는이가 덩달아 봄기운을 느끼네 일찍 핀 수선화는 엉망이 되었어도 똘똘 뭉친 봉오리는 생기발랄하여 덮인 눈을 헤치고 솟아 나와 조만간 그윽한 봄 향기를 뿜으리 복담2017.0..

詩 2017 2017.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