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꽃 4

곱기도 하지/배 중진

곱기도 하지/배 중진 자주 이 집 앞을 거닐면서 명자가 나올 때가 되었는 데 관심을 두면서도 늦게 오는 봄을 질타했는데 근처에서는 많지도 않고 딱 두 집에서 보였으며 그것도 울타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허리 정도 높이의 나무로 둘러싸인 집들의 안쪽 정원이라 보는 것은 그렇다 해도 사진기를 들이대는 것이 걸려 며칠을 고민에 고민하다가 봄비가 그친 날 생각이 떠올라 멋쩍게 넌지시 줌으로 잡아당겼더니 원하는 사진은 아니었지만 뭐라고 제지하는 사람이 없어 감지덕지하면서 지나가려는 찰나 연세 드시고 처음 뵙는 분이 향나무 뒤쪽에서 갑자기 나타나 전부터 알고 있었고 괜찮으니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원하는 만큼 담아도 된다고 말씀하시지 않는가 은근히 경계하고 있었는데 귀를 의심할 수밖에 울타리를 한 나무를 젖히면..

詩 2014 201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