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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배 중진

어느 날/배 중진 어느 날 창문을 열고 새벽의 찬 공기를 들이쉬고 있는데 청설모의 무리가 보였고 그중에서도 두 녀석의 거동이 수상하여 자세하게 관찰하게 되었는데 남들이 뻔히 볼 수 있는 곳에 보금자리를 짓느라 매우 분주했고 나날이 커지는 모습을 보며 신기함과 호기심으로 구경하는 것이 일과였고 며칠 지나자 그럴듯한 위용을 갖췄으나 안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조용하고 몇 번 비바람에도 끄떡없었는데 어느 날 아주 사나운 밤이 지나 근심으로 아침에 살펴보니 그렇게 애쓰며 지었던 둥우리는 땅에 떨어져 내동댕이쳐졌고 어찌 사나 요의 주시를 해도 통 그림자를 볼 수 없더니 어느 날 새벽 당돌하고 사나운 매가 근처에 앉아 능글맞게 쩍쩍 주둥아리를 놀리고 있었다 11/20/2014 yellowday2016.01.21 ..

詩 2016 2016.01.20

무서운 동물의 세계/배 중진

무서운 동물의 세계/배 중진 초등학교 교정에 휴식처를 마련하고 야외용 식탁을 놓은 것은 좋았는데 지나가는 주민들이 때때로 이용하는 것은 보았지만 사나운 매가 청설모를 드시는 장소로 전락할 줄이야 무서운 매의 얼굴이 살기등등하게 보이는가 하면 졸한 청설모의 얼굴과 눈동자가 무표정하게 보이고 입이 열렸으며 제사상에 커다란 돼지머리를 삶아 올려놓고 정성스레 제를 지내는 것이 연상되고 횟집에선 살아있는 물고기가 눈을 껌뻑이는데도 살점을 잔인하게 빼먹기도 하는데 살아있는 동물을 잔인하게 죽여도 죄책감이 없는 야수와 식탁에 올라온 육식 고기를 맛있다고 쩝쩝거리며 씹어먹기도 하고 싱싱한 물고기가 맛이 있고 몸에 좋다고 비인간적으로 말 못하는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는 힘센 동..

詩 2014 2014.11.21

생태계/배 중진

생태계/배 중진 사나운 매는 배가 몹시 고팠던 모양입니다 낚시꾼의 머리 바로 위 가로등에 앉더군요 살금살금 접근했는데도 눈여겨보지도 않았답니다 그러나 새들은 잠자리에 들었는지 기척이 없고 기러기들만 떼를 지어 날아가더군요 평온한 지역에서 평화를 깨트려야 하는 심정 아무리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남을 두렵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어울려 살아온 지가 하루 이틀이 아니기에 삶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하더군요 자연은 냉정하여 약자는 강자에게 희생을 당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게 되니 아무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큰소리쳐도 육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기는 매우 어려워 있다고 낭비하거나 오염시키지 말 것이며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겨 상생의 길을 모색하여야 할 듯 매..

詩 2014 201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