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들리시나요/배중진
어머니 들리시나요
안개가 자욱한 이른 새벽에
아버지께서 트시고 넋을 기리시는
영인스님의 나무아미타불정근 염불소리가
아마도 생전에 같이 들으셨고
어머니께선 장독대에서 불공을 드리시고
샘가에서 기도를 하셨지 싶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조석으로 들으시네요
어제는 어머니 육성테이프를 들으시더니
눈빛이 확 달라지면서 옛정을 생각하시기에
저는 슬그머니 자리를 비켜드렸답니다
그야말로 살아 돌아오신 듯 반가우셨겠지요
따스한 앞마당에 하얀 나비가 빙빙 돕니다
예사롭지 않아서 콩을 까다가 손을 놓고
한참이나 하늘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혹시나 어머니가 다녀가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요
49재가 다음 주이옵니다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어머니 영혼을 기리지만
소홀하고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모든 것 다 잊으시고 부디 극락왕생하시옵소서
녹현2011.11.09 00:37
어머니께선 좋은 곳에서 편안히 계실 것입니다.
삼가 가심님의 영면을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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