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물경재에 누우신 어머니/배 중진

배중진 2011. 10. 14. 06:01
물경재에 누우신 어머니/배 중진


땅을 치며 통곡을 해도 들리지 않으시겠지요
어머니의 정성으로 가꾸신 아주 자그마한 밭에
생전에 그곳에 눕고 싶다고 가르쳐 주셨지요
그땐 그러려니 건성으로 듣기만 했었는데

머나먼 미국에서 작은 봉분을 그려봅니다
고향마을이라서 집을 바라보고 계신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사랑도 없고 허전한 집
늙으신 아버지 혼자 쓸쓸한 모습 어찌 보시려는지요

어머니 심부름으로 작은 보구리 들고서
쪼르르 달려가 정구지를 한 바구니 잘라오던 옛날
기특하다고 칭찬도 하셨었는데
홀로 찬 바닥에 이게 무슨 변고이신지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고향 하늘을 바라보며
그동안 수고하신 동네 어르신들께 감사드리고
형제자매, 친척들과 같이 슬픔을 나누지 못한 죄책감과
허무함으로 홀로 계실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어머니께서 마지막 하셨던 말씀과 하시고 싶었던 이야기,
단란했던 값진 추억들을 헤아리고 새겨보면서
아버지 편안하시게 보살펴 주시고 6남매 다독이면서
아무 걱정 하시지 마시고 영면하시옵소서

2011.11.15 19:11
믈경재가 맞다고 합니다.

2012.05.22 08:07
보구리, 정구지를 제외하고 교정했음. 

2014.05.10 01:00
한국행 10/18/2011 ~ 미국도착 1/10/2012

2014.05.10 01:01
어렸을 때부터 물겅재라고 불렀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