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자나 깨나 고향 생각/배 중진

배중진 2014. 9. 17. 06:29

자나 깨나 고향 생각/배 중진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잔뜩 껴입고 산책하러 나갔다가

땀이 송알송알 솟아 나오기에

덧옷을 벗어 어깨에 걸쳐 메고

달랑달랑 공원으로 들어서니

앞서가는 사람이 친척의 얼굴로 보이고

딱딱한 길은 부드러운 오솔길로 변하여

산새 소리 들리고 풀 내음이 폴폴 거리고

높고 낮은 산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한 선친을 모신 자손들의 행렬이

끝도 없이 자랑스럽게 이어지고

한 번도 뵌 적 없는 조상님이지만

한가위 차례를 집에서 정성껏 모신 후

단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성묘갔다가

일부러 산길을 이용하여 돌아오면서

선산에서 꺾은 밤나무와 감나무를 자랑스럽게 들고

새 옷을 입은 아이들은 깡충거리고

말 만한 처녀들도 부끄럼을 잊고 덜렁거리는데

큰아버지, 아버지, 아저씨, 삼촌, 고모, 사촌, 육촌으로 구성된 가족

그때가 가장 사람 사는 즐거움이 있었지 싶고

지금은 각각 흩어져 얼굴 볼 기회조차 없으며

결혼, 장례식이 아니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건강하게 잘살고 있으려니 생각하면서

오른쪽 어깨에 걸쳤던 옷을 왼쪽으로 옮기며

피식거렸더니 앞서가던 사람이 살며시 돌아보는데

아는 얼굴이 아니어서 겸연쩍게 미소 짓네

아름다웠던 오솔길은 어느새 딱딱하게 느껴지며

 

 

 

 

 

 

 

 

 

 

 

 

 

 

 

 

 

 

 

 

 

 

 

 

 

 

 

 

 

 

 

 

 

 

 

 

 

 

 

 

 

 

 

 

 

 

 

 

 

미국에 있는 영국식 초가집과 정원.

 

yellowday2014.09.18 22:29 

초가지붕은 동양에만 있는게 아닌가요? 영국에도 초가지붕을~~
꼭 양복 입고 패랭이 쓴 모양입니다. ㅎㅎ

 

철새인데도 우리의 곤충들이 입맛에 맞는 모양입니다.
아름다운 후투티 멋진 사진으로 만나게 됨을 감사드리고
인디언 추장 새라고도 한다니 위엄있는 모습 영원했으면
한답니다. 시원한 가을이 되시기 바랍니다.

 

Hoopoe

 

yellowday2014.09.18 22:33 

제이님 모나리자님 다음넷 방에 시제는 '시꽃마을'
시조, 시, 하이쿠,... 하여튼 아무 글이나 지어 올려 주시라고 합니다.
네이버 3주년 기념축하 일환으로 공모전을 펼친다네요.
꼭 참여 하시기 바랍니다! 출품은 이달말까지입니다. ㅎ

 

jomunho2014.09.18 23:53 

오늘도 낙관론자로서 행복하십시요.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 속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아냅니다.

-윈스턴 처칠-

 

유심조님 댓글

> 父母恩重經(부모은중경) <

1. 懷耽守護恩(회탐수호은) = 나를 잉태하시고 지켜 주신 恩惠
2. 臨産受苦恩(임산수고은) = 출산의 고통을 감내한 恩惠
3. 生子忘憂恩(생자망우은) =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恩惠
4. 咽苦吐甘恩(연고토감은) =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는 恩惠
5. 廻乾就濕恩(회건취습은) =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恩惠
6. 乳哺養育恩(유포양육은) = 젖 먹여 길러주시는 恩惠
7. 洗濁不淨恩(세탁부정은) = 손발이 다 닳도록 씻어주시는 恩惠
8. 遠行憶念恩(원행억념은) = 먼 길 떠날 때 걱정하시는 恩惠
9. 爲造惡業恩(위조악업은) = 자식을 위해 나쁜 일까지 서슴지 않는 恩惠

10. 究竟憐愍恩(구경연민은) =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恩惠

천지의 신을 다 섬긴다 해도.. 부모에게 효도함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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