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매미 소리/배 중진

배중진 2011. 7. 28. 04:25

매미 소리/배 중진

300년 전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
그들도 평화스러운 소리를 들었으리라
천국으로 들어가고 싶었던 사람들
매미들의 천국은 바로 이곳이지요

짧은 삶을 살다가 가는 것은
매미나 인간이나 큰 차이는 없었는데
매미는 기다리다 이 순간을 맞이했고
만물의 영장은 내일의 세계를 알지 못하니

너무나 아이러니하지 않는지요
그때의 무궁화도 피었더군요
그때의 나무들도 있었습니다
그때의 건물들도 존재했지요

지금 저 묘지에 잠드신 분들
원하는 곳에서 잘들 살고 계시겠지요
같은 시간에 휴거는 하지 못하셨지만
종교의 자유를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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