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궁상맞은 얼굴/배 중진

배중진 2013. 12. 6. 03:15

궁상맞은 얼굴/배 중진

 

사슴과 같은 가지진 뿔이 있으나 아니고

당나귀와 같은 꼬리가 있으나 아니고

소와 같은 발굽이 있으나 아니고

낙타와 같은 목이 있으나 아니고

 

도대체 뭐란 말인가

프랑스에 보고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Pere David's Deer라 했고

중국에서는 四不像이라고 부른다는데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모습이 애처롭고

 

저기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궁상맞은데

아마도 저 녀석은 오래전에 고향을 떠났지 싶었고

젊은 녀석들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기에

이곳이 고향인 줄 착각하고 있으니 향수병과는 무관하리

 

세월이 변하고 세상이 좁다 보니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고 휩쓸려 다니고

정이 들면 타향도 고향이 된다면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말도 있긴 하지

 

 

 

 

 

 

 

 

 

 

 

 

 

 

 

 

 

 

 

 

 

 

 

꼬리를 내린 녀석들과 올리고 있는 녀석을 잘 보시면
누가 변을 보고 있는지 아실 겁니다.

 

blstnrhdaepy2013.12.06 04:44 

일상글 작성하고있습니다.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가니 기분이 뿌듯하네요 ㅎㅎ

 

오솔길2013.12.06 06:20 

반갑습니다 배중진님~ 안녕하세요?
사슴인가요? 잘 보았습니다~
건강하시고 고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yellowday2013.12.06 23:13 

중국 북경이 고향이군요. 사불상!

 

Pere David's Deer

sze pu shiang

none of the four

 

12/18/2014

덩칫값도 못하는 사슴/배 중진

낙타 같은 목을 가졌으나 낙타가 아니고
소와 같은 발굽을 가졌으나 소는 아니라고 했으며
당나귀 같은 꼬리를 가졌으나 당나귀는 더욱 아니라 했고
사슴 같은 뿔을 가졌으나 사슴도 아니라는데

한낮에는 햇살이 비치는 곳에서 눈을 감고
또는 눈을 뜨고 되새김질하던 Pere David's Deer가
저녁때가 되니 으슬으슬한지
햇볕이 남아 있는 곳으로 몰려가는데

공교롭게도 그곳으로 가려면 백조 한 쌍이 또한 생활하는 곳을 지나쳐야 하는데
나팔수가 따로 없게 날개를 퍼덕거리며 고래고래 괴성을 지르니
눈치 보며 뛰어서 지나가거나 아예 빙 돌아서 가야 하며
그것도 아니면 중간에 무리에서 떨어져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 앞을 지나갈 때
곁눈질하는 것을 보고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구나 생각은 했어도
덩치가 엄청나게 작은 백조에 쫓기다니
저러다가 백조의 울음소리를 닮는 것은 것은 아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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