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처마 밑에서/배중진

배중진 2011. 3. 18. 00:26

 

처마 밑에서/배중진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마음 속까지 젖습니다
바짓가랑이 젖는 것도 모르고
물방울 따라가던 때가 있었지요

물끄러미 바라보던 빗물 속
처연하게 떨어지던 빗물
물방울로 탄생하고
낙숫물 용케피해 흐르면

아이의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치어서 요리조리 사라짐을
도저히 보내고 싶지 않기에
빠르게 느리게도 쫓습니다

마당을 돌아 흐르다가
더 큰물을 만나
거품이 사라질 때
아이의 꿈도 깨집니다

아이의 눈가엔 이슬이 맺히고
급기야는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지고
방안으로 뛰쳐 들어와 이불을 뒤짚어 쓰지만
그 사정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2011.03.18 01:32

일단 정리가 되었습니다. 시를 전부 옮긴셈이지요.

 

모나리자2011.03.19 15:40 

연일 수고가 많으셨어요 제이님~~
오늘은 처마밑에 제이님 혼자가 아니고 저까지 둘이라서 조금은 덜 외로운 것 같습니다.
물방울 가는 곳도 둘이 함께 가고요.
그러면 이불 뒤집어쓰고 왠지 모를 설움에 울컥이던 마음도 아니겠지요.

 

yellowday2011.03.19 17:49 

우와! 벌써 다 옮기셨군요.
처마밑에 저도 비 좀 피하면 안될까요? 두분만 피하실려구요.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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