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만/배 중진
봄, 여름, 겨울이 순서도 없이
사흘 동안 한 차례씩 강타하더니
젊은 사람 두 명이 병원을 찾았는데
팔십이 넘은 분들은 괜찮았고 목감기란다
서늘한 Maple 나무 아래서
십여 명이 옛날을 회상하면서
75년 이상 되었다는 고목을 이야기했으며
이 집안의 내력을 속속 알고 있는 산증인이라 했는데
목이 따갑고
뭔가 걸린 듯 자꾸 기침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였으며
입안은 담으로 가득하고
뱉고 코를 풀고
다시 약을 복용했지만
항생제가 아닌 이런 약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귀까지 아프고 멍하니
한국에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항생제가 없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의사의 도움을 청한다
보통 새로운 환자를 받지 않고 있는 이상한 시스템이지만
옛날 파산했던 진료소는 영영 사라지고
기록은 의사가 지니고 다녀
그곳으로 연락하니 좋단다
내친김에 모든 기록을 들고갔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드니
몸이 달라졌고 잔병도 많아
아픈 부위가 자주 발생하여 통증으로 고생하고
한가지로만 급급한 것은 절대 아니니 어찌하리오
의사를 가까이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그들은 고맙게도 뭔가를 귀신같이 찾아내서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니
알면서도 병원출입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설명을 하면 길게 할수록
기록은 차곡차곡 쌓여가고
항생제는 그 투약량이 많아져
장차 중대한 병에 걸리면 어찌하나
약간의 부작용은 있어도
허리 아프고 기침하고 가래 뱉느라
배가 땅기고 온몸이 아파도
참아가며 더 좋아질 거라는 막연한 희망이었고
목소리가 쉬기는 난생처음이었으며
한때는 아픔을 자랑하기 위해서
목소리가 변했으면 했는데
지금은 자랑할 만한 상황이 절대 아니다
의사는 만일을 위해
X-Ray까지 찍어서 확인하자고 했고
다행히도 담배를 피우지 않아 깨끗했으며
이참에 종합검진을 이주 후에 받잔다
항생제가 없었던 시기에
폐렴에 걸렸다면
한 때는 90%까지 사망케 했다니
감사한 현대기술이요 의술이었다
당분간은 마파두부를 먹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요
엄청나게 쏟아지는 지저분한 것들
옷을 갈아입고 이불을 세탁하고 쓰레기통을 비우니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새벽의 빨갛고 깨끗한 태양이 떠오르네
목소리가 쉬기는 난생처음이었고
한때는 아픔을 자랑하기 위해서
목소리가 변했으면 했는데
지금은 자랑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배중진님 아름다운 사진을 보면서 나이가 드는 기분을 공감할듯합니다
저도 나이가 많거든요 그러나 흘러가는 시간을 탓하지 말고 남은 여생을 잘 살아야겠지요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복된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남자들은 무관심이 문제가 되는 듯하기도 하더군요.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면 또다시 옛날로 돌아가지 않겠나
생각도 해봅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몸이 편치 않을수록 가족이 제일입니다.
서로 보살피며 노후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돈보다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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