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피어있는 길/배중진
정년퇴직을 하시고 무료함을 달래고져
동리 앞길도 쓸어 깨끗이 하시고
또랑의 지저분한 것들도 모아 흙으로 덮으시더니
하루는 신작로까지 나오셔
코스모스를 주욱 심으셨지요
뜻하시는 바를 어찌 알았겠습니까
세월이 흘러 오가는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했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본인을 제외하곤
비록 자동차로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어도
이젠 제법 주위를 환하게 해주며
살랑 살랑 손을 흔들어 주는 여유까지 생겼지요
그 마음 알아주는 사람이 멀리서
오늘도 가을하늘 우러러 보며
그 길을 걷고 싶어 합니다,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