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댕댕이 바구니/배중진

배중진 2011. 3. 16. 03:07

댕댕이 바구니/배중진


어디가유?
댕댕이 끊으러 간다
그게 뭔디유?

몸빼바지 입고
낫을 들고
커다란 밀짚모자 눌러쓰고
커다란 수건 목에 걸고
그래 목장갑도 필요하지

산에 같이들 올라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는선에서
서로들 줄기를 잡아 땡긴다
잎들은 훓어내고
길수록 좋은 댕댕이만 둘둘말아서
사뿐히 돌아오는 아낙네들

멍석위에 앉아서
이리 피고 저리 펴
몸체를 만들곤 사랑 엮듯이 돌려 쌓는다
송곳도 필요하고
칼과 가위도 있어야 했고
나이론 줄도 필요했다
색깔이 들어가는 그래도 최첨단을 꿈꾸며

이건 첫째딸 시집갈때
저건 둘째달
요건 세째딸...

토광, 선반, 골방, 사랑방에서
야물딱지게
때를 기다리고 있다.

'詩 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것질/배중진  (0) 2011.03.16
진정 가는가/배중진  (0) 2011.03.16
가을에 생각나는 것/배중진  (0) 2011.03.16
한가위/배중진  (0) 2011.03.16
대나무 숲/배중진  (0) 201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