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치타의 사랑/배 중진

배중진 2013. 4. 3. 21:41

치타의 사랑/배 중진

 

 

정글의 법칙이 존재하는 곳
우연히 만난 치타들
세 마리의 수컷과
한 마리의 암컷 간의 사랑싸움

 

누가 차지하는가의 치열한 싸움인데
정작 당사자인 암놈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으며
수놈들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어 운명을 저주하는 데

 

죽음의 사자가 진작부터 이들을 미행하고 있었고
싸움은 점점 치열해가며 주위를 의식지 않고
저희끼리 날뛰니 절호의 찬스가 따로 없었으며
아무리 날렵한 치타라 해도 방비가 허술하여

 

단 한 번의 기습으로 불쌍한 암컷은 명을 다하고
수컷 한 마리가 좀 늦었다 싶었는데
결국은 이때 부상을 당하여 멀리 도망가지도 못하니
남아있는 두 마리가 부상당한 수놈을 공격하며

 

또 쟁탈전을 벌이는데 이땐 암컷이 죽은 줄도 몰랐고
한 마리의 희생자에 만족지 않은 사자는
그중 약한 자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선택하여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자마자 추격하여 잔인하게 죽이니

 

그제서야 남아 있는 두 마리가 현실을 직시하고
슬슬 도망치는데 그들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며
사랑할 때 눈이 먼다는 이야기는 이들에게도 적용되어
정글을 주름 잡고 다녀도 번성치 못한 이유가 아닐까

 

무슨 이유로든 사랑했던 부부가 냉각기를 맞이하는 것은
인간이기에 있을 수 있는데 그 시간이 길거나
있는 한쪽이 없는 상대에게 잔인함을 보이거나 학대하다
졸지에 영원한 이별을 맞고 후회하며 눈물짓고 한탄해도 소용없네

 

 

 

 

 

 

 

 

 

 

 

 

 

 

 

 

 

전진운2013.04.03 21:49 

요즘 우리네 인생사지요...
친구도 잊고 가족도잊고요
그냥 나만 잘되면 된다는식의 인생성공법
안타깝지만 지켜보고만 있답니다...

 

10/1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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